맘부칼 폭포의 전설

오랜 옛날, 맘부칼의 사람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맘부칼의 땅은 비옥하고

해마다 비가 적당히 내려 농사는 언제나 풍년이었다.

그러던 어느 해 농부들은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모내기를 끝낸 지 오래 되었는데도 비가

오지 않아 농사를 모두 망칠 판이었다. 그러자 마을의 제사장은 맘부칼 마을의 산에 살면서

마을을 지켜준다는 산신 카날론에게 제물을 바치고 기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사장

은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처녀가 카날론이 사는 산 아래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홀로 지

내며 산신 카날론을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을 사람들은 제사장의 말을 듣고 마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쿠댜피라는 처녀에게

찾아가 산신 카날론을 모셔 달라고 애원했다.

쿠댜피는 카날론이 사는 산 아래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홀로 살면서 산신을 모셔야 한다는

마을 사람들의 말에 몹시 겁이 났지만 비가 오지 않아 고생하는 마을 사람들의 애절한 부

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구탸피는 마을의 수호신 카날론이 살고 있다는 산 바로 밑

에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수호신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꽃을 가꾸며 홀로 지내기 시작했

다. 그러자 마자 마을에는 많은 비가 내려 풍년이 들었다. 쿠댜피가 오두막에서 홀로 지낸 지

이미 두해가 지났다.

그러던 어느날, 한 젊고 잘생긴 사냥꾼이 산에서 사냥을 하다가 산발치 오두막에서 홀로 살

고 있는 구댜피를 발견하게 되었다.

쿠댜피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 사냥꾼은 자기도 모르게 쿠댜피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아가씨는 무슨 이유로 산아래 오두막에서 홀로 살고 있는 거죠?” 사냥꾼이 쿠댜피에

게 물었다. 쿠댜피는 낯선 사냥꾼의 질문에 몹시 부끄러웠지만, 사냥꾼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

각이 들어 그때까지의 모든 일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 이후로 사냥꾼은 매일 쿠댜피를

찾아가 쿠댜피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 달이 지나자 둘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사냥

꾼은 쿠댜피에게 ‘마을을 떠나 멀리 도망가서 함께 행복하게 살자’고 제의했다.

쿠댜피는 마을사람들이 걱정되었지만 사냥꾼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사냥꾼의 제의를 받아

들였다. 쿠댜피는 사냥꾼을 따라나설 채비를 했다. 그러나 쿠댜피가 사냥꾼을 막 따라나서려

는 순간 하늘이 검게 변하더니 온 천지가 심하게 흔들렸다. 쿠댜피는 두려움에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또한 쿠댜피는 사냥꾼을 향해 팔을 뻗으려 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쿠댜피의 몸은 점점 크리스탈같이 맑은 폭포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사냥꾼 역시 몸을 움직익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냥꾼은 돌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었

다. 수호신 카날론은 자기로부터 도망가려는 쿠댜피와 사냥꾼에게 벌을 내린 것이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큐댜피 폭포 옆에 앉아 있으면 쿠댜피의 속삭임 소리와 노래소리가 들리

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필리핀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