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의 기원

옛날 어느 해변가 작은 마을에 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후안나라고 하는 어여쁜 외동딸이 있었다, 부모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후안나는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했다.

그러자 후안나의 아름다움에 반한 수많은 청년들이 후안나에게 청혼을 하였다. 그러나 후안나는 자기에게 청혼을 하는 수많은 남자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후안나에게는 이미 아깅이라는 애인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후안나와 아깅은 어렸을 때 서로 절친한 친구였다. 그러나 성장해 가면서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안나의 아버지는 이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

어느날 후안나의 아버지는 후안나에게 아깅과 가까이 하지 말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어느날 저녁, 밭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하다가 집에 돌아온 후안나의 아버지는 그의 집 창문가에서 밀회를 나누는 후안나와 아깅을 보고 몹시 화가 났다.

매우 화가 난 후안나의 아버지는 즉시 창문가로 달려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칼로 아깅의 팔을 내리쳤다. 아깅의 팔은 칼에 맞아 떨어져 나가고 아깅은 서둘러 도망쳐 버렸다.

후안나는 울면서 아깅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뒤따라 갔지만 아깅을 찾을 수 없었다. 마음을 진정시킨 후안나는 집으로 돌아와 잘려진 아깅의 팔을 마당에 묻어주었다.

다음날 아침 후안나의 아버지가 마당으로 나왔을 때 그는 전에 없던 식물이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 식물은 커다란 잎에 손가락 모양의 노란색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후안나의 아버지는 생전 처음 보는 식물에 놀라서 고함을 치며 후안나를 불렀다.

“이것이 무슨 식물이냐? 내 생전에 이런 식물은 처음 보겠다.”라고 후안나의 아버지가 말했다.

후안나는 그 식물을 보자마자 자기가 지난밤에 정원 마당에 묻었던 아깅의 팔이 기억났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 속에는 아깅의 이름이 기억났다.

“이 식물은 ‘아깅’이에요. 아깅의 팔이라구요!” 라고 후안나가 대답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 신기한 식물을 ‘아깅’이라고 불렀으며 세월이 흐름 지금은 ‘사깅’이라고 불리운다.
- 필리핀어로 바나나는 ‘사깅’이다.

<이것이 필리핀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