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바토 호수의 전설

루손의 남쪽에 위치한 칼리바토 호수는 산파블로 시에 있는 7개의 아름다운 호수 중 하나이다. 이 호수에 관한 전설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전설은 다음과 같다.

아주 오랜 옛날 작은 골짜기로 이루어진 평온하고 경치좋은 곳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는 온갖 종류의 나무와 식물들이 푸르게 자라고 있었고, 그 아래로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자갈길이 여러 개 있었다. 사람들은 이 길들을 ‘칼리-칼리’ (Cali-Cali)라고 불렀으며,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해마다 봄이면 칼리-칼리 길을 통해 사람들은 산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장작을 마련하거나 야생동물 들을 사냥했고 과일도 땄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산에 있는 짐승들의 수도 줄고, 산에 있는 열매들도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이를 걱정하던 산의 여신 디와타는 늙은 할머니로 변하여 마을 곳곳을 돌아다녀 보았다. 여신은 마을을 두루 돌아본 결과 사람들이 분수를 모르고 호화롭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디와타는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진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했다.

산으로 돌아온 여신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하여 골짜기 마다 태풍과 지진을 일으키고 폭우를 내렸다. 자갈길과 사람들, 그리고 푸르른 숲은 홍수로 모두 물에 잠기게 되었다. 어느날 이웃마을 사람들이 호수로 변해버린 골짜기를 보고 몹시 놀랐으며 ‘길’이라는 뜻을 가진 ‘칼리-Cali’와 ‘돌’이라는 뜻을 가진 ‘바토-Bato'를 합쳐 칼리바토 호수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 "이것이 필리핀이다" 중에서  -